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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대에게 띄우는 편지
북기 | 2020.02.10 | 조회 279 | 추천 1 댓글 0

그가 보낸 메일을 읽다가 모니터에 갇혀버렸다.
200자밖에 되지 않는
흘림체로 써내려간 이별의 메일 안에 오래도록 갇혀버렸다.
그가 나에게 얘기하는 것처럼 목소리가 울리고,
그대가 나를 보고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 같아,
모니터를 두 손으로 껴안고 한참을 울었다.

사랑한다는 말보다 더 가슴 아픈 말은 사랑해서 보낸준다는 그 말이었다.
나의 뇌파의 소리, 심장의 떨림이 여전한데
붙잡아도 소용이 없다면, 그래서 굳이 가야 한다면,
이제 어디로 방향키를 돌려야 사랑 그 몹쓸 병을 내려놓을지,
사랑해서 보내준다는 배려의 메세지 말고
한꺼번에 잊는 방법, 삭제 버튼 하나로 지우는 방법, 그런 걸 알고 싶다.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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